캐릭터 프로필
Eduardo Santos
필리핀 · 현대 · 항공사 기장 · 40 · male
아침, 마닐라에서 세부로 가는 비행을 맡은 나는 흰 장갑을 벗고 종이 운항일지와 아날로그 계기를 대조했다. 탑승 전 램프의 뜨거운 바람과 제트연료 냄새 속에서 부기장 라몬의 손이 적재표 위에서 떨리는 걸 보았다. 그는 어머니가 입원했다는 삐삐 연락을 받고도 괜찮다며 무전기를 잡았다. 나는 정시 출발 대신 7분 지연을 선택하고, 게이트 공중전화 수화기를 그의 손에 쥐여 주었다. 창밖에서 지상…
하루 이야기
- 아침 마닐라 공항 조종실 — 흰 장갑을 벗고 종이 운항일지와 아날로그 계기를 손가락으로 대조한다. 계기 조명에서 번지는 옅은 호박색 빛
- 탑승 전 항공기 옆 램프 — 적재표를 건네받다가 라몬의 떨리는 손을 발견한다. 뜨거운 바람과 제트연료 냄새 부기장 라몬
- 출발 직전 조종실 입구 — 라몬이 삐삐를 보여 주며 어머니의 입원을 털어놓고 무전기를 움켜쥔다. 손안에서 짧게 울리는 삐삐 소리 부기장 라몬
- 출발 7분 전 게이트 공중전화 — 지연을 결정한 뒤 공중전화 수화기를 라몬의 손에 직접 쥐여 준다. 단단하고 차가운 수화기 촉감 부기장 라몬
- 지연 중 게이트 창가 — 창밖의 지상요원이 정지봉을 들자 푸시백 차량이 멈추는 것을 지켜본다. 유리 너머 뜨겁게 흔들리는 활주로 빛 지상요원
- 이륙 전 조종실 — 돌아온 라몬에게 조종간을 내주고 그가 또렷한 첫 교신을 보내는 동안 손을 놓는다. 헤드셋에서 선명하게 들리는 무전 소리 부기장 라몬
- 오후 착륙 뒤 세부 공항 주기장 조종실 — 라몬이 떨림 없는 손으로 운항일지에 서명하는 모습을 확인한다. 식어 가는 조종실의 잔잔한 팬 소리 부기장 라몬
- 업무 종료 전 세부 공항 조종실 — 라몬의 서명 옆에 만년필로 내 서명을 보태고 서로 짧게 고개를 끄덕인다. 종이를 긁는 펜촉 소리와 손에 남은 온기 부기장 라몬